그렇게도 열심히, 재미있게 신앙생활 했던 세리토스 고등학교 12학년 학창시절… 교회에서 중고등부 성경공부로 모이는 금요일이 얼마나 기다려졌었는지 모른다. 중고등부 회장으로 섬기면서, 금요일 학교수업이 끝나고 시간 맞춰 차편이 없는 학생들을 픽업해서 교회에까지 가려면 빨리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는 수고로움도 있었지만, 그 모임이 얼마나 기다려졌었던지… 한 주간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서도 사랑하는 형제자매들과 함께 만나는 그 금요일이 빨리 오기를 고대하고 기다렸던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가슴에 남아 있다. 대니,쟈니,Peter&David,제임스, 브라이언,새라,승호,Germ,완병, Stuart… 그리고 그 외에 또 많은 친구들…
중고등부 금요성경공부, 토요새벽기도회와 각종 중고등부 활동, 주일예배와 즐거운 점심친교시간 후 저녁예배 성가대에서 섬겼던 그 시간들은 짧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답고 추억에 담긴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답던 우리 교회가 갈라지게 되었을 때, 아프고도 쓰라렸던 그 사건은 내 어린 신앙생활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미쳤는지 모른다.
남가주 이민교회의 지나간 40여년의 역사를 돌아보면 안타깝게도 갈라지는 아픔의 연속이었음을 부인할 길이 없다. 물론, 이 모든 우리의 부족함 가운데서도, 우리 하나님께서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주셨지만 말이다.
옛날에 이름난 스승이 있었다. 그 스승 밑에는 언제나 많은 제자들이 모여와 가르침을 받고자 귀를 기울였는데, 그러던 어느 날, 버드나무 가지가 바람에 나부끼는 것을 보고 한 제자가 말했다. “저것 볼세. 나뭇가지가 움직이고 있군!” 이 말에 옆에 있던 다른 제자가 말하기를, “어허 무슨 소린가. 저건 나뭇가지가 움직이는게 아니고 바람이 움직이고 있는 것일세.”
두 사람이 서로 자기가 옳다고 변론을 하자, 주위에 있던 다른 제자들도 한 마디 씩 하면서 편을 들기 시작한다. 나뭇가지가 움직인다. 바람이 움직인다… 급기야는 서로 격렬한 논쟁까지 벌이게 되면서, 결국은 스승에게 누가 옳은가를 가려달라고 청을 하기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 때 스승이 그들 앞에 나서서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나뭇가지도, 바람도 아니라네. 지금 움직이고 있는 것은, 서로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자네들 마음일세.”
입으로는 일치와 화해를 말하지만 일상 생활속에선 작은 포기와 양보에도 서툰 우리들… 분명 나뭇가지도 움직이고 바람도 움직이는 데도,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우리들…
우리 조금씩 양보해 보자. 우리 조금만 포기해 보자. 나의 나뭇가지만 아니라, 상대방의 바람도 움직인다는 것을 인정해 주자. 우리의 자그마한 양보와 포기를 통해,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고 명하신 말씀을 실천하는 가운데, 내가 속한 교회가, 그리고 내가 속한 가정과 직장과 곳곳에서… 아름다운 공동체가 되어가는 축복을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