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저지에 소재한 필그림선교교회가 동성애를 용인한다는 이유로 PCUSA(미국장로교)를 떠나기 위해 건물을 포기하고 나왔다는 소식이 기독언론들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예수교 장로회(통합-서울영락교회,소망교회,명성교회,온누리교회 등등이 속한 우리와 형제교단) 예장뉴스 보도부는 “미주 한인교회는 미국에 있다” 란 제목으로 아래 기사를 냈습니다. ⇒ 원문 보기
교회의 성장사는 곧 분열사다
미주 한인교회의 역사는 아마도 하와이의 사탕수수농장 이주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희망과 꿈이 아닌 강제 이주와 노동으로 점철된 아픈 역사다. 그 후 북미 대륙에 한인 최초의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처음 재미 한인교회들이 세워진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후 서부나 남가주 지역으로 아메리칸 드림과 미군 가족, 이민 열풍과 유학생들의 정착, 열정 있는 비즈니스 등으로 극성 한인들이 큰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그리고 정착의 벨트도 서부에서 중부, 동부로 이어져 미국 주류사회와 전국적인 정착을 이뤄낸 것이다.
국내에서도 미국 유학을 마친 이들이 귀국을 하면서 학교나 정부나 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우리의 지적 인프라를 신장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그리고 유학 후 주재국에 잔류한 이들과 2차 이민세대들에 의하여 한인교회들도 성장기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 이질적인 곳에서는 생존 그 자체만으로도 힘들 것인데 교회를 세우고 한인 공동체를 이루어간 선진들이 수고하고 애쓴 증거를 미주 전역에 존재하는 한인교회들을 통하여 보게 된다. 그러나 한인교회의 성장사 이면에는 곧 분열사가 전제된 한 아이러니가 있다.
정상적으로 ‘은혜로운 결별 정책'(Grace Dismissal Policy) 이 아닌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것은 국내 교계의 실정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게 이룩한 미주 한인들의 사회적 비중과 역할의 증대와 함께 교회의 영향력도 크게 신장된 것도 분열의 한 원인이기도 하다.
이제는 목회자들의 학력이나 지적인 수준이 미국의 주류사회에 걸맞은 수준에 이르렀다고는 보이지만 미국이라는 사회의 정서와 공공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필자가 보는 견해다.
대형교회 정서, 미국도 같은가?
이번에 필그림교회의 문제도 대형화된 한인교회 지도자들의 우월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한 마디로 정서상의 문제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 말고도 얼마든지 미국장로교회가 채택한 은혜로운 과정을 통한 결별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런 보도들과 지적들이 나오는 이유는 이 사건이 이미 4년이 되었고 이 과정에서 노회의 행정력과 지도력에는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피는 계기도 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PCUSA(미국장로회교회)에 대한 한인교회들의 태도는 아니라고 보인다.
한 자료에 의하면 PCUSA 교단의 우호적인 동성애 결정을 거부하여 교단을 떠난 미국 주류장로교회들의 경우 법대로 모두 재산권을 포기하고 떠났거나 은혜로운 결별과정을 거쳤다고 보고 되고 있다. 그러나 한인교회들 중 일부는 신앙의 순수성을 주장하면서도 재산에 집착하고 거래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장로교회를 이탈하는 교회들은 먼저 떠난 이들이 조직한 복음주의언약장로교단(ECO, A Covenant Order of Evangelical Presbyterian)으로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예장뉴스]는 다시 말하지만 어느 편을 들 이유가 없다. 누구의 사주를 받아서 기사화한 것처럼 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의 필요에 따른 보도이고 분석임을 밝혀둔다.
앞으로 이 문제가 한국교회 특히 우리 PCK(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를 하는 것이다. 최대한 모든 것을 분석하고 예측하고 준비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PCUSA가 오랜 기간의 논쟁과 연구를 통하여 결정을 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이런 진지한 토론과 연구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감사한 것은 이 분열의 한 축으로 지목되는 양춘길 목사가 뉴욕에서 그렇게 신화적인 교회 성장을 이루고 목회한 것에 대해서 일단 인정을 하고 싶다. 이는 본국에서도 쉽지 않은 일로 그의 목회적 리더십에 대해서 만큼은 말을 아끼려 한다.
따라서 그를 따르는 일단의 교인들이 교회를 떠난 것은 법적인 문제도 있지만 적어도 그들이 고백하는 신앙 정서상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옳거나 의롭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그것은 아마도 하나님만이 후일에 판단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같은 노회에서 동역한 동역자들과 한인교회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것은 사실로 보인다. 한 마디로 자기들만 잘 났고 똑똑하고 바로 믿는다는 식의 영적 자만이 아니겠는가? 남아 있는 이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개인의 신앙이 모두의 신앙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땅에 사는 불완전한 인생들이 전 생애를 통하여 싸우고 극복해야 할 것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주관적인 신앙을 우상화하거나 이를 절대화하여 타인에게 적용, 비판하거나 정죄하는 일로 문제가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안수받은 목회자(교단 소속)들은 상회의 허락과 도움으로 파송받아 사역하는 과정에서 치리회가 결정하고 합의한 것에 대하여 개인적으로 불만이 있더라도 순종하고 협력하는 본을 보이는 것이 교회 지도자들의 덕목이다. 그것은 목사 임직 시의 서약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그런 점들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이 문제는 사법적으로나 교회 행정으로는 일단락이 된 문제지만 같은 지역에서 앞으로도 서로 마주쳐야 하는 미주 동포사회 내에서는 유쾌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모두 극복할 수 있는 신앙과 이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 앞으로 좋은 미래가 있기를 기대한다.
노회 행정전권위의 필그림교회 접수(?)
필그림교회 이탈측이 떠나고 2017년 마지막 주일 노회의 행정 전권위가 주관한 예배는 노회장을 포함한 관계자 10여 명을 포함하여 약 30여 명이 예배를 드렸다고 보고 되었다. 이 예배에서 인도자는 이 교회를 세우고 지켜내다가 떠난 필그림교회의 리더들과 교인들을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참으로 성숙하고 상급 치리회의 권위와 경륜, 수습의 안정감을 엿보인 모습이다. 점령군이 아니라 겸손한 마음으로 헤어진 형제 자매들을 향한 화해의 손길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옥에 티는 아래 사진에서 보여지는 대로 불청객의 모습이다.
이상과 같이 성숙한 모습을 보인 일은 동부한미노회의 초대 사무총장을 지내고 노회장을 역임한 문정선 목사(필그림교회 행정전권위원장)의 경륜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광고에서 “오늘은 다시 미국장로교 교회 예배를 회복한 첫날이다. 행정전권위원회가 아직 교회내 사정을 잘 모른다. 앞으로 교단의 법적 질서를 따르겠다” 고 말했다고 한다.
예배 인도나 기도, 설교가 한결같이 “분리로 인한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분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세속화 문제와 동성애 문제에 대한 교회와 지도자들의 올바른 대처에 대하여 언급했다.
특히 설교한 조문길 목사(동부한미노회 전 사무총장, 미국장로교 총회 한인목회실)는 예레미야 18:1-6을 본문으로 “토기장이와 질그릇”이라는 제하의 설교에서 미국장로교에 남은 한인교회들의 입장을 소개하고 떠난 양춘길 목사와 성도들을 축복했다고 한다.
조문길 목사의 설교를 길게 소개하는 것은 그 내용이 매우 의미심장하고 남아있는 한인교회나 떠났거나 동성애 문제에 대하여 편견과 예단을 갖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주는 교훈과 시사점이 크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2017년 마지막 날, 아주 특별한 시간과 장소에서 정말 특별한 모습으로 이렇게 주일예배를 드리는데, 먼저 우리 주님께서 위로와 소망과 성령의 감화 감동을 우리 가운데 충만케 허락해 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아울러, 우리들이 앞으로 많은 것들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우리에게 주님께서 지혜와 영력과 감당할 수 있는 힘도 더불어 허락하여 주시길 간절히 기도한다. 제가 오늘 아침에 이곳에 와서 드는 생각이 ‘정말 기도 밖에 방법이 없구나’ 하는 것이다. 간절히 기도하며 겸손한 자세로 나가시면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를 선하게 인도하여 주실 줄 믿는다.
이제 양측,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와 필그림교회 리더십 간의 그간 달려왔던 긴 여정의 대단원의 막이 내려졌다. 그런데 다른 말로 하면 이것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 이 자리를 빌려 분명하게 말씀 드릴 것이 있다. 우리 PCUSA 필그림교회, 나간 ECO 필그림선교교회 양쪽 다 모두 동일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이것은 제 얘기 아니다. 그간 노회의 많은 목사님들, 양춘길 목사님도 사석에서나 공석에서나 수차례 밝힌 부분이다.
우리는 동일하다. 그동안 미국장로교에서 이슈가 되었던 동성애에 대해서도 꼭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다. 동성애는 하나님의 뜻에 어긋난 죄로 반대한다는 입장은 똑 같다. 단 차이점은 그 동성애에 대해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교단을 떠난 측은 가능한 동성애자는 물론 동성애와 엮이는 모든 것으로부터 분리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성결과 거룩을 유지하겠다는 자세이다. 그래서 동성애를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교단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남고자 하는 우리들을 포함한 많은 분들은 동성애자들까지도 긍휼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마음과 성품을 따라서, 세상의 죄 가운데 우리가 살고 있듯이, 그들 가운데서 성결과 거룩을 유지하고, 하나님의 뜻이라면 동성애자들까지도 변화시키고자 하는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겠다는 자세이다.
그래서 미국장로교에서는 모든 교회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목회를 그대로 지속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법적으로 보장해 주었다. 그뿐 아니라 교단이 지금가지 해오던 목회를 하다가, 혹시나 세상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거나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목사와 당회가 동성애를 당당하게 거부할 수 있도록 교단의 헌법까지 고쳐 주었다. 이 두 가지 자세는 어느 하나가 다른 것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지 않다. 둘 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자세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모습은 교단에 남아서 거룩과 성결을 유지하고 믿음을 지키고자하는 사람들과 교회들을 세상은 비난한다.
현재 미국장로교(PCUSA)는 약 1만 교회가 있다. 몇 년 전까지 1만을 조금 넘었지만, 이제는 1만 조금 못 된다.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교단으로 가서가 아니라 고령화나 교회 문을 닫아서 오는 자연 감소이다. 동성애 이슈로 실제로 ECO나 다른 교단으로 옮긴 교회는 수백 교회로 전체의 약 4-5%이다. 미국장로교 내 한인교회는 400여 교회가 있는데 동성애 이슈로 교단을 옮긴 교회는 20여 교회가 되지 않는다. 전체의 5% 미만이다. 95%의 한인교회들은 동성애에 대처하는 두 가지 입장 중에서, 교단이 보장한 가운데 교단에 남아서 하나님의 사역을 계속하겠다는 후자를 선택했다.
지난 주일까지 이곳에서 예배를 드리다가 오늘 새로운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는 목사님 장로님들 성도님들은 하나님께서 극진하게 사랑하시는 분들이다. 그들 앞날에 주의 은혜와 평강이 같이 하시어, 하나님 앞에서 신실한 교회 모습으로 되어져 갈 수 있기를, 미국장로교 전체를 대신하여 특히 미국장로교의 400개 한인교회를 대신하여 진심으로 축복하고 기도한다. 저의 바람은 토기장이 되시는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되어져 갈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아울러 오늘 이곳에서 새롭게 예배를 드리는 우리들, 지난주에 비하면 너무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 새로운 시작에서, 떠나가신 분들을 축복해 주시며, 2017년 마지막 날, 지난 몇 년간의 모든 것을 다 잊고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라는 주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이제는 예전과는 다른 마음, 생각, 자세를 갖고, 오직 하나님만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나아가시어, 그분의 예비하신 축복과 은혜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중요한 것은 나를 지으신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서 원하시는 참된 ‘나’가 되어가는 것이다. 오늘도 살아 계신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빚어지는 질그릇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께서 새로운 꿈과 비전을 주시고 그분의 새로운 역사를 이루어 주실 것이다. 참된 믿음과 참된 믿음의 공동체를 결정짓는 잣대는 숫자가 아니고, 재정도 아니고, 성경을 얼마나 많이 알고 또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것도 아니고, 특히 건물은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 앞에서 참된 믿음을 회복하는 것. 토기장이 되시는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질그릇으로 지음 받는 우리 모두, 교회가 될 수 있기를 축원한다.
미주 한인 지도자들을 믿는다
이로써 일단 겉으로는 양측은 지난 12월 말을 끝으로 은혜롭지 않은 이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회측은 그래도 아파하는 마음으로 화해와 아쉬움의 제스처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탈한 필그림선교교회의 양춘길 목사와 지도자들에 대한 태도나 본질이 많이 왜곡되거나 자세하게 이야기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한인교회들의 불만이다. 그래서 [예장뉴스]가 형평성 차원에서 즐겁지 않지만 보도를 하게 된 것이다.
특히 본국에서는 마치 양춘길 목사가 신앙의 절개와 순수를 지킨 영웅처럼 소개되는 것에 대한 반감들이 없지 않다. 이 문제는 그가 동성애 문제를 대하는 교단의 입장에 반대하는 것과는 다른 목회자의 윤리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교인들을 위하여는 옳은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지도자는 교인들의 만족과 그들의 정서에 조응하는 목회를 해서는 안 된다. 정치지도자는 대중들의 선택을 받기에 그를 지지하는 대중들의 정서에 부합하는 정책과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종교지도자는 자기를 안수하거나 파송한 상회와의 약속을 성실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파가 있고 교단이 있는 것이다. 아무쪼록 제 2라운드는 없으면 한다. 헤어진 대로 서로의 자리에서 충성하는 미주한인교회와 지도자들이 되기를 바란다. 한국은 미국의 장로교회가 선교하여 가장 크게 성공한 나라 중 하나이며 큰 자랑일 것이다. 미주의 한인교회들도 점차 쇠락하는 백인 중심의 미국장로교회 가운데서도 가장 미국다운 ‘합중국’이라는 말대로 다문화시대의 주역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 더 큰 기회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주 한인교회들은 이제 미국 주류사회와 교회에 더 이상 변방이 아닌 중심으로서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한인 출신의 정부 관료나 선출직까지도 진출하고 유수한 대학의 총장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는 한인교회들의 수준과 의식도 이에 상응하게 본토인들처럼 개방적이고 탄력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복음의 가치는 우리가 생명을 걸고 지켜야 하지만 그것을 담고 가는 용기의 재질이나 모양은 시대와 장소를 따라서 조금씩 달라져 왔다. 문제는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이질적인 사회에서 살려고 하면 그런 개방성과 진취성을 어느 정도는 수용해 가는 것이 미주 한인교회들의 과제라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