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 두 친구가 있었습니다. 어느 겨울 날, 봄부터 가을까지 열심히 일했던 개미집에 노래만 부르며 놀았던 베짱이가 찾아와서는, 배가 너무 고프니 먹을 것을 좀 달라고 사정합니다. 그러나 개미는 얄미워서 그냥 내쫓아 버립니다.
그 후 3년이 지난 어느 겨울 날, 개미가 안방에 누워 TV를 보는데, 친구 베짱이가 인기가수가 되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개미는 그 동안 소식이 없어 혹 죽은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을 했는데, 인기가수가 되어 TV까지 출연한 베짱이를 보며 열렬한 팬이 됩니다. 그래서 개미는 어느 날 싸인을 받으려고 베짱이를 찾아갔는데… 혹 지난번에 먹을 것도 주지 않고 구박을 해서 내쫓아버렸던 것이 생각나 걱정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베짱이는 개미를 반갑게 맞아주면서, 그때 개미가 문전박대한 것이 계기가 되어, 나도 내가 잘하는 노래를 열심히 연습해서 성공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는 이를 악물고 노력해서 이렇게 유명가수가 되었다고, 오히려 감사까지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물론 지어낸 이야기지만, 우리가 성장했던 시대와는 너무나도 달라져버린 오늘날의 현실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의미 있는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19세기 베짱이는 할 일도 없이 노래만 하다가 굶어 죽었지만, 뒤늦게나마 깨닫은 21세기 베짱이는 개미가 일할 때 부지런히 노래연습을 해서 인기가수가 된 것입니다.
오늘날 인기가수나 인기 연예인, 또는 프로 운동선수가 되면 상상할 수 없는 부를 누리게 됩니다. 지난 7월 9일, 미국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류현진선수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선정되어 “무사히” 한 회를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는데… 이 류현진 선수는 올해 미화로 $1,790만불(~200억원)을 연봉으로 받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타이거 우즈나 르브론 제임스같은 운동선수와 BTS 같은 가수들도, 자신들이 잘할 수 있는 탤런트를 통해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부를 이미 누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시대가 많이 변했습니다. “사”자로 끝나는 몇 종의 특수 직종만이 소위 성공이라 여겨졌던 이전의 시대와는 너무나도 달라진 시대인 것인데… 제가 미국에서 대학을 진학할 때 우리 한인들이 선호하던 제한된 몇개의 직종의 때와는 너무나도 달리, 참으로 다양해진 우리의 자녀들의 전공분야들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우리의 자녀들을 포함한)를 이 미국땅으로 부르셔서 신앙인으로 살아가게 하시고, 또한 각각 다른 은사와 탤런트들을 허락해주신 데에는 분명 그 분의 원대하신 뜻과 섭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크리스찬으로서의 확실한 신앙과 가치관을 먼저 정립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그 상황과 현실 속에서 각각의 은사들을 최대한으로 개발하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미국사회와 이민사회에 기여하고 이바지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면, 분명 이 땅에서 우리 Korean-American 크리스챤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 이 글은 [월간 코리아뉴스] 2019년 8월호에 실린 문일명 목사님의 글입니다 –